S
ㅊㅈ 작별
면도히
2015. 12. 7. 04:03
140618
눈이 많이 내리는 저녁이었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두 사람은 충분하다.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많이 내리는 낮이었다. 두 사람은 무정하고 두 사람은 젖어있다. 시선은 각자 달리 흘러다녔다.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물줄기가 자꾸만 얼굴을 타고 내려와 눈살이 절로 구겨졌다. 한 발 뒤로 빠져나왔다. 그래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어느 때와 겹쳐보이는 지금에 종인은 푸스스 바람 새는 소리를 냈다. 처음 만난 장소에서 마지막을 떠낸다. 앞이 흐려 보였다. 어떤 말을 건네야할지 몰라 그저 웃었다. 곧 그도 따라 웃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미소였다. 여태 있었던 모든 것을 단숨에 끊어내는 형태였다. 그대로 돌아 멀리멀리 흐려져갔다.
종인아.
목소리가 고요히 떨어졌다. 그건 눈송이와 함께였다.
부름은 귓가에서 웅웅거렸다. 종인은 혀에 닿는 물방울을 씹어넘겼다. 아무 맛도, 식감도 느껴지지 않을진데 부러 인상을 찌푸렸다. 곧 텁텁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듣는 이가 없어 금세 땅으로 꺼져갔다.
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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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