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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ㅈ 엇갈린

S2015. 12. 7. 04:24

140702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시작이 있다면 어떻게든 끝이 존재한다. 무엇 때문인지 간에 결국 향하는 곳은 이별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감정을 맞춰 잡기란 어렵다. 그럼에도 사랑할 때만큼은 현재가 영원할 것처럼 행동한다. 엮여들어 하나가 된다. 마음도, 정신도, 그리고 몸도. 하나로 달라붙어 있던 것이 떨어져나가게 되면서 질게 찢겨진다. 그렇기에 아픈 것이다. 깊게 섞여있었을 수록 상처가 심해진다.

사실 잘못은 내가 먼저 했다. 잦은 거짓말로 인해 신뢰를 잃어버렸다. 살살 웃는 얼굴에 뭐라 하지도 못하고 눈감아준 일도 여러 번이다. 모르는 척 넘어간 적 있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찬열 형이 그러면 그럴수록 난 더 오기가 생겼다. 이 사람이 날 사랑하지 않는 건가, 그래서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가. 그런 생각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진실된 마음을 알고 싶어 괜히 한 번 떠보기도 하였다. 그래도 여전히 웃고 있으니 후에는 심술을 넘어 짜증이 났다.

다른 사람과 있는데 왜 신경 쓰지 않는 건지 답답했다. 일부러 들키기도 해봤는데 달라진 건 없었다. 이 형이 나에게 마음이 떠났구나.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점점 자신이 사그라졌다.

많은 생각이 오고갔다. 먼저 불러낸 건 나였다.





“우리 이제 그만 할까?”





아주 조심스레 낸 말이었고 자연스럽게 반응을 살폈다. 그 말과 동시에 형은 눈이 정말 커졌다. 못 볼 거라도 본 듯 끔찍하게 구겨지기도 하였다. 그런데 정말 웃겼던 건 뒤에 나온 말이었다.





“종인이 네 생각이 그렇다면.”





화가 미친 듯이 올라오는데 거기서 터뜨려봤자 나만 꼴사나워지는 행태다. 억울함이 눈알로 몰려들었다. 깜빡이기도 전에 인정 없이 그대로 뒤돌아 걸었다. 뛰고 싶지 않았다. 도망가는 꼴로 보이기 싫었다. 마음은 먼저 건네준 주제에 이럴 줄 몰랐다. 너무 담백한 마지막이었다.
끝나고서야 알았다.


나는 끝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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