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히방

공지사항

ㅊㅈ 카이짱팬 여섯.

L2014. 5. 20. 11:44

 

 

 

 

 

06.

 

방송국에 가고 싶다고 졸랐다. 그 말에 도경수는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그럼 가라는 단문만 뱉어냈다. 어떻게 가냐고 묻자 버스 타고 가라고 한다. 누가 그걸 물었나. 같이 가달라는 의미를 빙 돌려 말한 것인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심드렁해 있다. 정수리를 쥐어박고 싶은 욕망에 불탔지만 간신히 참았다. 이 녀석은 때리고 싶게 생겨서는 의외로 어렵다.

한번쯤 음악방송도 보러가고 싶었다. 허나 그곳은 거의 최종 보스가 사는 던전 급에 가까웠다. 방송국 앞은 언제나 여학생들이 진을 쳤다.

솔직히 말하면 아무도 몰래 혼자 가 본적 있긴 하다. 그저 앞에 아주 잠시 동안 가만히 서 있기만 했음에도 다들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들 역시 방송국 앞에서 서성이는 남성이 어색한 것이다. 달려드는 눈빛을 참지 못하고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전문가 도씨가 말하기를 사람들은 전혀 신경 안 쓴다고 쫄지 말라고 했다. 그렇게 당당한 놈이 밖에서는 절대로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그냥 무시해 버렸다. 다른 스케줄이라도 확인해 볼까 싶어 휴대폰 버튼을 눌러 화면을 켰다.

 

 

“아니면 라디오에 사연이라도 보내봐.”

“라디오?”

“사연 뽑히면 전화연결 해주는 코너 있어.”

 

 

그냥 두기가 안쓰러웠는지 생각지도 못한 길을 뚫어준다. 직접 보러가고 싶다니 알려준 방법이 이따위다. 앞에서 직접 움직이는 카이를 보고 싶어 굳이 방송국까지 가려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건 아무리 잘해봤자 목소리다. 잠시 고민했다. 내가 너무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상대 쪽에서 갑자기 한 번 크게 박수를 쳤다. 그거 경우에 따라서는 방송국 측에서 불러. 안에 들어갈 수 있어.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소리에 머리가 번쩍 뜨였다. 그다지 마음에 드는 방법은 아니었지만 해서 나쁠 건 없었다. 무엇보다 굳이 사람들이랑 부딪치면서 기운 빼지 않는 부분이 괜찮았다. 뽑히면 좋은 거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고정은 아니지만 게스트로 무슨 요일에 나올지는 알 수 있다. 그게 도경수가 마저 얹어준 말이었다.

 

집에 가서 보니 벌써 메일을 통해 라디오 게스트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과 요일을 쫙 뽑아다 보내주었다. 이제부터는 주제에 맞게 사연을 지어내는 일이 남았다. 이것 역시 도경수가 알려주었다. 꼭 사실대로 쓸 필요 없다는 조언 아닌 조언이 메일에 같이 첨부되었다. 그리고 중복되는 내용은 절대 안 된다며 별표까지 붙였다.

자판에 손을 올리기 전에 공중에서 잡아 위로 쭉 당겼다. 뚜두둑, 마디끼리 부딪쳐 꺾이는 소리가 들렸다. 과제에 임할 때보다 더욱 진지한 자세였다. 이런 나를 누군가 훔쳐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방문 걸쇠까지 단단히 눌러 잠갔다.

일단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라디오 프로그램을 검색했다. 보내준 요일에 맞는 사연으로 무얼 써야하나 살피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주제만 보았을 때는 아주 쉬웠다. 문제는 그들이 원하는 범위가 어디까지냐가 중요하다. 너무 흔해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독특해버리면 오히려 부분을 벗어난다. 진위여부에 대해 궁금해 할게 뻔했다. 나보다 훨씬 많은 글을 읽고 쓰는 사람들이다. 어벙하게 속이면 멍청하다는 소리만 듣는다. 참신하면서도 재밌는 일을 끌어내는 건 맨 바닥에 우물을 일구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었다. 마땅히 떠오르는 내용도 없었다. 썼다 지우고,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그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꽤 한심했다. 사연으로 올릴 흥미로운 사건 하나 없이 살았다. 그 잠깐 동안 삶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우선 쉬자. 이 많은 라디오들 중에서 나와 관련된 주제 하나쯤 없겠어?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청해볼까 하다 그만두었다. 이런 일에 쓸 만한 사람이 근처에 마땅치 않다. 도경수? 도와줄 리 없다. 변백현? 도움 받을 생각 없다. 좁은 인맥을 탓하며 이번에는 고개를 길게 돌렸다.

네 번째로 적혀져있는 라디오 사이트에 들어갔다. 저녁 시간에 노련한 입담을 가진 아이돌 멤버 두 명이 이끄는 프로그램이었다. 여기는 제발 할 말한 내용이기를 바랐다.

하얀 바탕에 까만색 굵은 글씨로 쓰인 주제는 머리 한 구석에 확 박혔다. 앞선 것들에 비해 훨씬 이해하기 쉬웠다. 내가 이해한 내용이 맞나싶어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이거라면 굳이 갖은 방법으로 쥐어짜 생각하지 않아도 가능했다. 예시로 들어준 내용과도 아주 잘 들어맞았다. 번져나가는 박동이 어느새 몸 전체로 느껴졌다. 할 수 있다. 쓸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희망에 부풀었다.

거의 잊혀져가고 있던 고등학생 시절을 끄집어냈다. 살짝 들췄을 뿐인데 나름대로 쉽게 떠올랐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다 쓴 후 제목을 다듬었다. 한참 들여다보다가 특수문자에 있는 검은 색 별을 앞에 달았다. 이렇게 하니 역시 눈에 쑥 들어온다. 도경수가 보낸 메일 내용에서 얻은 숨겨진 팁이다. 이정도면 되겠지. 얼굴을 마주대고 대화하는 건 자신 있었지만 그걸 글로 옮기려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너무 길게 주절주절 써도 작가들 흥미만 떨어뜨릴 것 같아 이만 마쳤다.

등록버튼을 누를 때까지 마우스 왼쪽에 닿은 손가락이 계속 떨려왔다. 에라이. 나도 이제 모르겠다. 딸칵 하는 소리와 함께 미동이 느껴졌다.

등록자 열에 박찬열이라는 글자가 선명히 박혔다. 이제 된 거다. 밀어닥치는 사연바다에서 헤엄치다 낚싯바늘에 얻어 걸리기를 바란다.

 

 

 

 

 

 

 

 

 

 

 

성적이 나왔다. 예상은 했지만 그것보다 낮았다. 이유는 알고 있다. 집중할 수 있는 때가 적어진 탓이다. 도서관에 억지로 엉덩이를 붙이고 있으니 책 내용이 눈에만 머물렀다. 변백현은 이번에 올랐다고 자랑만 연속이다. 성적을 캡처해서 바탕화면에 놓고 틈만 나면 들이밀었다. 저놈을 확 쥐어뜯을까. 금발로 색 뺐을 때 머리털을 다 뽑았어야했다.

 

 

"어째 너 공부하는 꼴을 못 봤다 했어."

 

 

등을 두들겨주기에 이제라도 쓸데없이 위로하나했더니 보다 형편없는 말이었다. 둘러진 팔을 위로 높게 잡아 꺾었다. 아프다고 비명에 비명을 지르는데 웃음이 섞여있어 기분이 푹 썩었다. 방학은 언제 오나. 그래야 얘 얼굴을 당분간이라도 안 볼 텐데.

 

 

"야, 내가 밥 살게. 이따가 후문 쪽 카페로 와."

 

 

변백현은 들어 올려 졌던 팔뚝을 탈탈 털면서 입안이 보이게 웃고 가버렸다. 그렇게 말하면 내 화가 그냥 풀릴 줄 알았나보다. 완전 풀렸다. 진수성찬마냥 크게 먹어야지. 변백현 통장 뚫리는 흥겨운 소리가 벌써부터 들린다.

다음 수업 강의실을 찾아가는데 때마침 진동이 울렸다. 화면에 뜬 프로필 사진이 잘생긴 남정네 눈인 것으로 봐서는 필시 도씨다. 물론 본인 얼굴은 아니었다. 알 사람들은 알아볼, 라인이 뚜렷하고 큼지막한 리더 눈이다. 이걸 바로 눈치 챈 나도 나였다.

 

 

「애들 오늘 입국한대 갈래?」

 

 

공항출두 문자였다. 당분간 해외 스케줄이 있어서 고요했던 서울이 또 떠들썩해지겠다. 강의실 제일 뒤에 자리를 잡고 화면창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일단 손가락을 자판 위에 굴렸다.

 

 

「몇시?」

「도착은 밤 11시쯤일 듯」

 

 

검지로 유리를 툭툭 쳤다. 뒤이어 어느 공항으로 오는지도 알려주었다. 지하철 막차가 몇 시인지 확인하자 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슬아슬하다. 내일 수업은 1교시인데다 애들이 정확히 그 때 오리란 보장도 없다. 아직 공항까지는 가본 일이 없었다. 그럼에 오랜만이라는 이유라도 붙이고 가서 카이를 보고 싶었다. 이렇게 다급해지는 기분은 오랜만이다.

교수님이 들어오시는 게 보여 이따가 답하겠다고 했다. 정보망을 주머니에 넣어놓았다손 치더라도 수업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다. 교수님 얼굴이 커졌다 작아졌다, 색깔이 까매졌다 하얘졌다 하였다. 마지막으로 카이 얼굴 본 것이 언제였더라. 해외 일정으로 도경수가 공항에 들렀던 날이 거의 삼일 전이다. 그렇다면 난 이주일정도 그를 보지 못한 것이다. 막상 세보니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다. 친구들 중에는 반년정도는 못보고 산 아이들이 다섯 손가락을 넘어간다. 그럴 것인데 왜 이리도 김종인이라는 이 아이만은 가슴에 담겨있는지 모르겠다. 안보이니까 사무친다. 못 보니까 그립다. 미칠 노릇이다. 눈을 감아도 아른거리는데 또 얼굴은 제대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핸드폰을 꺼내들어 사진첩을 켰다. 이렇게 보고나서야 슬슬 이목구비가 바르게 잡힌다.

 

나에게 있는 카이 사진은 딱 세 장이다. 한번 고삐를 놓아버리면 용량이 폭발할 때까지 쑤셔 넣을 것이 염려되어 세 장만 추렸다. 본래 가진 짙은 고동색머리를 내린 모습들이다. 무대 위 카이도 좋지만, 내 옆에 바로 가까이에 있는 듯한 김종인이 더 좋다. 김종인은 어린 티가 나면서 수수하다. 오히려 카이 때보다 다가가기 어려울 때가 많았지만 어째서인지 나에게 강한 인상을 준 이는 김종인이었다. 그에게서는 다른 냄새가 난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그 아이만이 가진 독특함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앞에서는 이미 모르는 내용만 언급하고 계신다. 이번 수업은 어차피 교양이었으니 괜찮다. 중간고사 학점이 날 향해 발악하는 모습이 언뜻 스쳤다. 넌 이제 됐어, 우린 이미 끝난 사이야. 두 팔을 벌리고 기다리는 기말고사 학점에게로 발걸음을 돌렸다. 과연 끝까지 팔 벌린 인자한 형태일지는 모르겠다.

수업은 그냥저냥 마쳤다. 사진첩에 있는 사진 세 장에서 뭘 볼게 있다고 평소에는 한없이 더뎠던 시간이 이리도 빨리 가버렸는지 이해가 안됐다.

강의실을 나서는 동시에 리더짱팬에게 답장을 썼다. 용건만 담아 간결하게 쳤다.

 

 

「이따 거기」

 

 

숫자 1은 역시나 바로 사라졌고 달리 답은 오지 않았다.

잠깐 가서 변백현 통장만 털어나오려 했다. 긴 시간을 허비할 새가 없었다. 수업이 끝난 뒤라 할 일이 많았다. 집에도 가야하고 거기서 다시 밖을 나설 채비가 필요하다. 수업이 오후 여섯시에 끝났고 밥 먹는데 길어봤자 30분, 퇴근시간이니 넉넉잡아 집 가는데 한 시간, 씻고 단장하는데 한 시간, 공항까지 가는 거리가 또 한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맞추면 딱 9시 반이다. 정확히 11시에 한국에 떨어져도 이 시간이면 간신히 세이프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해 미리 자리를 잡지 않으면 안 된다. 도선생 1장 1절 말씀, 일찍 가서 기다려라 그러면 그들이 내 앞으로 올 것이다.

그런데 큰 변수가 생겨버렸다. 할애할 시간은 30분밖에 남겨놓지 않았는데 카페에 갔을 때 변백현은 혼자가 아니었다. 웬 머리 긴 숙녀분이 그 앞자리에 같이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지나쳐갈 뻔했다. 당연히 혼자 있는 멍청한 놈만 찾아 헤맸는데 여자 사람이랑 함께라니. 슬쩍 뒷걸음질해 인사를 건넸다.

 

 

"어, 박찬열 왔냐."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나를 안쪽에 밀어 앉히고 저가 바깥을 꿰찼다. 어쩌다보니 여성분과 마주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머리긴 여성분은 살짝 고개를 숙였다.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쓸어 귀 뒤로 넘기는 동작까지 동시에 넘어갔다. 어찌해야할 바를 몰라 앞에 놓인 물만 밀어 넘겼다.

 

 

"이쪽은 무용과 지현이. 우리랑 동갑이야. 현이야 얘는 우리 과 박찬열."

 

 

어영부영 서로 인사를 끝냈다. 이미 메뉴는 주문해놨으니 조금만 기다리란다. 아니다. 지금은 어떤 메뉴가 나와도 얹힐 상황이다. 방금 전 물도 간신히 마셨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주기를 바랐다. 허벅지를 질게 꼬집자 인상을 찌푸렸던 변백은 금세 준수한 척할 때 주로 쓰는 표정을 얼굴에 그렸다.

 

 

"요즘에 네가 많이 외로워보이길래."

 

 

안에 숨긴 뼈마디를 단박에 간파했다. 아이돌 쫓아다니는 짓 그만하고 현실에나 충실하라는 뜻이다. 성질이 확 났다. 오래된 친구라고 할지언정 이건 과도한 간섭이다. 더욱이 앞에 덩그러니 앉아 우리 얼굴만 번갈아보는 여성에게는 더 큰 실례였다. 나 잠깐 전화 좀. 그렇게 나가버린 변 양반은 음식이 테이블 위에 놓일 때까지도 돌아오지 않았다. 한참동안 식기들 부딪치는 소리 외에는 고요했다. 먼저 운을 뗀 건 여성분 쪽이었다.

 

 

"혹시 오늘 다른 약속 있으세요?"

 

 

여자는 오감을 포함 여섯 번째, 육감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게 사실인가 하였다. 포크에서 미끄러진 웨지감자를 다시 눌러 꽂고 그녀 쪽으로 눈을 올렸다.

 

 

"아니... 계속 시계만 보고 계셔서 다른 약속이라도 있나했어요."

 

 

별다르게 잘못 한 것도 없는데 목소리가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접시를 바라다보며 흘낏 동자를 움직였다 얼른 다시 내린다. 벌어진 입에는 이어진 말이 나오는 대신 소스에 버무린 비트잎 한 잎이 들어갔다.

내가 그렇게 티나게 행동했나보다. 아니면 줄곧 울리는 메신저 창 때문일 수도 있다. 잘생긴 눈알이 프로필 사진으로 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내 흥미를 가장 이끄는 건 당연히 진동 쪽이었다. 학교 끝났냐. 끝난지는 이미 오래다. 답장은 굳이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었다. 6시 48분. 아직은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분을 홀로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7시 반까지는 어떻게든 헤어지도록 하자. 목표를 단단히 잡았다.

계산을 하고 나간 줄 알았더니 변백현 이 놈 자식이 몸만 쏙 빠져나갔다. 결국 내가 긁는 수밖에 없었다. 어색했던 식사도 간신히 목표시간에 맞춰 끝났고 이제 돌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저, 얻어먹은 게 죄송해서... 커피는 제가 살 게요."

 

 

지현이라는 사람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베푸는 인간성을 가졌나보다. 괜찮아요, 그 간단한 말이 목구멍에 턱 걸렸다. 몸은 이미 그대로 따라 나갔다. 옆 건물 다른 카페로 옮겨왔다. 아까보다야 이야기를 이어가는 건 수월했다. 어차피 동갑이니 말도 놓게 되었고 나름 교점도 많았다.

 

8시 14분. 아직 나는 그녀와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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