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히방

공지사항

ㅊㅈ 카이짱팬 열.

L2014. 12. 22. 13:20






10.






카페 구석 부근에 자리를 잡고 도경수와 마주 앉았다. 내미는 이어폰 한 쪽을 고이 받아들었다. 꿈같이 흐려진 지난 밤 현장이 그것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졌다. 라디오도 다시 듣기가 가능하다는 걸 이번에야 알았다. 기다 아니다 따지기 전에 이 역시 관심자체가 없었다. 이렇게 또 하나 채워져 간다.

라디오에서 들린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훨씬 떨고 있었다. 디제이들이 옆에서 놀릴 때는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막 태어난 염소 울음소리 같다고 한 게 이해가 되었다. 이제는 청취자 입장에 서서 마음 편히 박찬열을 놀렸다. 마침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도경수요. 아니, 저 그게 얘가 제 친구인데요 수호 형을 진짜 좋아해요.”

“저를요? 진짜요?”

“네, 진짜로. 지금 오픈 스튜디오에서 보고 있거든요? 아마 얘가 지금 수호 형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거예요.”



전화는 바로 끊어졌다. 이제야 이 뒤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경수는 접시에 놓인 케이크를 알맞은 크기로 연신 잘라먹었다. 흘러나오는 소리와 그 행동이 미묘하게 어긋났다. 계속 바라보자 그는 빙그레 웃었다. 난 아까부터 입을 벌린 채였다. 어떻게든 닫으려 해도 턱 근육이 굳어버렸다. 아주 우스운 표정일 것이다. 이런 반응을 원한 모양이다. 상당히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자, 그럼 오픈스튜디오 쪽으로 마이크 잠깐 넘겨볼게요.”

“찬열 씨 친구 분, 딱 한 마디 하실 시간 있어요. 딱 한 마디에요.”

“너무 박하신 거 아니에요. 이름 포함해서 두 마디까지 기회 드릴게요.”



음성이 끊기나싶더니 카메라 셔터 소리가 이어져 들려왔다. 그리고 그걸 한순간에 갈라놓는 목청은 크고 분명했다.



“수호 형, 좋아해요.”



정말 그것밖에 시간이 없었는지, 아니면 그들도 예상치 못한 언사였던 건지 그도 아니면 둘 다였는지는 모르겠다. 도경수가 펼친 말이 미처 메아리를 이루기도 전에 노래가 자리를 메웠다.



“어때?”



어떤 부분에 대한 물음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분명한 건 도경수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토록 인자한 얼굴은 처음이었다. 수호와 관련된 일에서는 이런 표정도 짓는다는 걸 깨달았다. 함부로 찬물을 끼얹을 수도 없었다. 기뻐하는 그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내 심리상태를 잘 버무린 대답을 골라야했다.



“아주… 굉장해.”



다행히 무난하게 넘어갔다. 듣고 있던 라디오를 중지시키고는 핸드폰을 도로 집는다. 눈썹에 독자적인 생명이라도 쥐어졌는지 꿈틀거리고 있다. 아직 뭔가 남은 게 분명했다.

얼마 후, 그가 앞으로 들이민 건 사진이었다. 그것도 라디오 홈페이지 내에 등록된 사진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도경수가 보였다. 라식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이제야 부작용이 오나 싶었다. 언뜻 부옇게 보이는 것도 같아서 눈을 벅벅 비볐다.

안타깝게도 시력은 지극히 정상이었다. 분명히 도경수였다. 게스트로 나온 그들 사이에 서서 당당하게 손가락을 세우고 있었다. 우뚝 선 엄지가 옆에 나란히 자리한 수호와 같은 모양을 그렸다. 아무리 봐도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합성인가 하였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고작 합성만으로 도경수 어깨에 저리 힘이 들어갔을 가능성은 적었다. 이런 건 예상 못했다.



“작가 누나가 앞에까지 나와서 불렀어. 기념사진 찍게 해준다고.”



아직도 현장에 있는 듯 들뜬 목소리였다. 저음으로 일관되어있던 목소리가 세 톤 정도는 거뜬히 올라섰다. 지난 밤, 평생 가자고 하던 말이 단번에 이해되었다.

우린 서로 기회를 주고받은 것이다. 더 이상 누구 하나에게만 쏠린 일이 아니었다. 더 이상 미안할 일도, 괜한 죄책감을 가질 일도 없다는 뜻이다. 분명 그럴 텐데 어쩐지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밝게 웃고 있는 얼굴을 똑바로 마주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있잖아.”



생각해 보면 모든 게 내 탓이었다. 애초에 할 일 똑바로 하고 다녔으면 이제 와서 학점 챙긴다고 방방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럼 경수 연락을 다 받을 수 있었겠지. 그랬다면. 문자를 받고 곧장 자리로 갔었더라면.



“박찬열, 내 말 듣고 있어?”



나도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여태 공책 한 권 가득 채워왔던 필기 조각이고, 머리에 억지로 끼워 넣은 전공 지식이고 모두 다 쓸모없는 것으로 느껴졌다. 어딜 보나 한심한 생각회로라는 건 충분히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성과 본성은 한 몸에 자리하고 있더라도 분명 개별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알고 있다하여 쉽게 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어느 곳에도 감히 털어놓기 힘든 슬픔이 끼쳤다. 아무리 도경수라고 해도 이런 감정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터였다. 이건 견주기도 민망한 열등감이다.

현실에 코를 맞대고 발버둥 쳤다. 이 두텁고도 투명한 유리판은 어느 때인가 스스로 만들어내어 직접 끼워맞춰 놓기 한 그것이다. 너머에 환상이 있다는 건 그저 눈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 카이는 여전히 저 안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

곧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 이정도로 빠른 고동은 오랜만이었다. 마우스를 잡고 있는 손은 주체할 수 없이 떨려왔고 입술이 바싹 말랐다. 이미 떠 있는 인터넷 창을 몇 번이고 새로고침 하였다. 나도 모르게 아래위로 덜덜대는 다리에 변백현 손이 올랐다. 책상 떨리니까 그만 좀 하라고 한 소리한다.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이라 얼른 다잡았다.



"예매 창 열리는 거 여덟 시라며. 야, 아직 한 시간도 더 남았어."



헤드셋까지 끼고 수류탄 던지는 주제에 말이 많다. 목소리나 좀 낮춰줬으면 좋겠다. 하던 파이어 인 더 홀이나 마저 했으면 한다. 내 마음이 어떤 지 이 놈이 알 리가 없다. 이 느낌이 싫어서 대전 류 게임은 손도 대지 않는다. 한정된 시간 안에 남들을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어야 하는 압박감이 부담스럽다. 속이 더부룩하여 가슴팍을 쾅쾅 때렸다. 어디라도 나아지는 일은 없었다.

콘서트라는 단어가 주는 전의는 기대보다 한 발짝 먼저 밀어닥쳤다. 승부욕 역시 급작스레 불쑥 튀어나왔다. 다급하게 잡힌 콘서트 일정에 덩달아 급해졌다. 공개방송은 제대로 가 보지도 못했는데 활동이 끝났다고 푸념하기가 무섭게 공지가 올라왔다. 예매를 위한 사전정보는 물론 도경수에게 얻었다. 그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정리된 내용을 곧장 메일로 보냈다. 워드프로세스에 빽빽하게 담긴 내용은 노하우천지였다.

날짜를 열심히 꼽아가며 피시방에 출석했다. 날마다 자리도 바꿔가면서 마우스가 가장 차지게 감기는 곳을 찾아다녔다.

드디어 당일 날이 됐다. 변백현 손을 잡고 바삐 뛰었다. 피시방에 자리 없으면 다 너 때문이라고 왕왕댄 것이 무안할 정도로 텅텅 비었다. 아무 데나 골라가 앉으려는 변백 어깨를 감아 잡고 이끌었다. 난 여기, 넌 여기. 시나리오 지문에 적혀있기라도 한 듯 위치를 지정해주니 표정이 떨떠름해졌다. 그래도 군 말 않고 앉았다. 하루 풀코스로 대접해준다고 밑밥 깔아놓은 덕이다.

나 역시 모르기는 마찬가지라고해도 백현은 말 그대로 하얀 건 화면이오, 까만 건 글씨렸다. 부족한 시간에 도경수가 내 준 글을 다 읽기는 어려웠다. 생각하기에 요점이라 생각되는 부분만 뽑아 알려주었다. 이런 일에 능숙하지 않았던 그는 금세 지쳐버렸다.



"수강신청 하던 대로 하면 되나."



감이라도 잡아보려는지 대뜸 건넨 말에 바로 동조해주었다. 바로 그거라고 손뼉까지 쳤다. 칭찬 한 번 했더니 한다는 짓이 게임이다. 친구는 지금 불타는 변기 위에 엉덩이를 들이민 형국인데 잘도 쏴댄다. 적군 머리통을 날려대며 여러 감탄사를 질렀다. 한창 신나있으니 잠시 이렇게 두도록 해야겠다.

정각이 되기 5분 전인데 녀석은 긴장이 전혀 없다. 아직도 총을 잡고 버틴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여기고 팔을 뻗어 본체 재부팅 버튼을 눌렀다. 곧 까맣게 변한 화면이 펼쳐졌다. 제 얼굴이 비추자 눈길은 자연스레 이쪽을 향했다. 눈동자에 가득 찬 비명은 꽤 높은 음이었다. 오선지에 그려내라고 한다면 기존 줄을 가볍게 넘을 정도였다.

그러는 사이에 벌써 2분이나 지났다. 마음이 급해져 변백현 머리통을 밀어내고 키보드를 차지했다. 예매 창까지 재빨리 켜냈다. 놈은 여전히 날 노려보았다. 신경 써 줄 시간이 없다.



“아이템 새로 사 줄 게.”

“그런 게임 아니거든.”

“승률게임이야? 져 줄게.”

“필요 없어. 이미 졌어. 한 번 올라간 데스는 내려오지 않아.”



눈알에 겹겹이 쌓인 증오는 걷힐 새가 없다. 손등을 관자놀이에 대는 것으로 겨우 시선만 가려냈다.



“표만 잡으면 해달라는 거 다 해줄 게. 됐지?”



그제야 불길 같던 온도가 서서히 낮아졌다. 대신 어떤 기대감이 잔뜩 부풀어 올랐다. 정도 없는 위험한 발언을 해 버린 것 같다.

변백현은 간혹 가다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질러 버리고는 한다. 도전에 있어서도 그렇고 성취 역시 마찬가지였다. 후자로 따지면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방향이라 할 수 있겠다. 가끔은 무서울 정도다. 오늘부로 그 사례들 중에 손가락을 하나 더 꼽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표를 얻어냈다. 도경수마저 실패한 일을 변백현이 이뤄냈다. 그것도 무려 한 방에 두 장이었다. 험악한 메시지가 성질을 돋우고 있는 중에 변백현이 말을 걸었다.



“이거 다 된 거 맞아?”



아까 네가 말한 대로 그냥 따닥 눌러서 따닥따닥했더니 이거 뜨는데. 그러면서 손가락을 열 개로 나눠 흔든다. 말은 참 쉽다. 나는 이뤄내지 못한 따닥따닥을 변백현이 알아들었으니 된 건가.

예매완료라는 글자가 낯설었다. 결제관련 문자까지 날아왔다. 표 두 장 값이었다. 완벽하게 달성해낸 것이다. 도경수에게 이 소식을 알려주자 당장에 전화가 왔다. 자리 숫자를 읊어주니 잠시 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얼마간 봐온 결과 이 반응은 그 어떤 것보다 격한 환호였다.

도경수가 추천한 대로 본무대에 가깝게 붙어있는 스탠딩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두 자리 숫자라는 부분이다. 이게 관람에 얼마나 크게 작용할지는 직접 느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른다. 도경수가 좋다고 하니까 좋은가보다 하고 있다. 변백에게는 굳이 티내지 않았다. 지금으로도 충분히 우쭐대고 있다.



“너 아까 해 달라는 거 다 해준댔지.”

“아니,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만 된다고 했는데.”

“입 다 물고. 밥 먼저 사줘.”



허기가 몰고 온 박력에 알아서 몸을 사렸다. 표가 온전히 내 손에 들어오기 전에는 뜻대로 해주는 게 맞다. 경솔했던 지난날을 그새 되돌아봐야했다. 끌고 왔던 그대로 끌려 나갔다.

값이 제법 나가 보이는 레스토랑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정말 여기 들어갈 거냐고 묻자 미소만 돌아왔다. 아주 환하고도 무시무시했다. 변백현이 평소에 얼마나 들이 붓더라 고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정도로 겁을 내선 안 되었다.



“안녕하세요.”

“어, 빨리 왔네.”



갑자기 들려온 인사말에 누구인가 했는데 그 때 본 그 애였다. 변백현 인맥 중 하나인 일본어과라는 후배였다. 이름까지는 기억이 안 났다.



“전에 봤지? 일어 과 오세훈.”



듣고 보니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다. 목례도 했으니 알아서 가던 길 가기를 기다렸다. 헌데 멀뚱히 서 있다. 여기서 누구 만나기라도 했나싶어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는데 따라 들어왔다. 세 분이신가요. 직원이 건넨 말이 아니었더라면 그마저도 몰랐을 거다. 네 놈이 왜 여기에 있냐는 마음을 품고 바라보자 변백이 끼어들었다.



“뭐든 해 주겠다며.”



분명 그렇게 말하긴 했다.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 반박하지 못한다. 그래도 약속 안에 다른 이를 포함시켜도 된다는 말은 아니었다. 이놈이 표를 구해준 것도 아니고 카이를 만나게 해줄 건 더더욱 아니지 않은가.

이미 들어온 상황에 내쫓기도 민망했다. 종업원은 메뉴판을 양손으로 잡고 손가락을 고물거리고 있었다. 하는 수없이 함께 자리를 잡았다.



“애가 마침 근처에 있다고 해서 부른 거야.”



어울리지 않게 변명을 하고 앉았다. 별로 내쫓을 기력도 없다. 알았다고 대충 손을 휘적거렸다. 더 이상 덧붙여봤자 피곤해지는 건 나 혼자다.

그제야 안심한 듯 메뉴판을 편히 펴 보인다. 가장 비싸 보이는 코스 요리에 덤으로 오늘의 와인까지 시켰다. 코스요리와는 별개로 돈가스도 얹었다. 내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음식들이다.



“이렇게 얻어먹기 죄송한데.”



그래도 눈치라는 건 있는지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이에 대한 대답은 변백이 대신했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오늘 얘 도와줬거든. 콘서트 예매하는 거.”

“콘서트요?”

“응, 아이돌 콘서트. 그룹 이름이 뭐였더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짚어내 주신다. 그다지 흥미 없어할 거라 여겼는데 이놈이 의외로 귀를 쫑긋 세웠다. 변백은 손가락으로 이마를 쿡쿡 찌르며 고민했다. 아무리 쑤셔도 떠오르지 않는지 도움을 청했다. 직접 입에 올리는 건 무엇보다 낯이 뜨거워지는 행동이었다. 그렇다고 뒤로 빼자니 더 이상하게 보일 것 같아 뻔뻔하게 행했다.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대적할 거라 지레 짐작한 것과 사뭇 다른 반응이 나왔다. 오히려 진지하게 고심하는 듯 턱을 쓸어 올렸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더욱 의외였다.



“그 그룹 인기 많은가요.”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보았다. 모르긴 몰라도 제법 있을 거라 예상한다. 팬 입장이니 객관성이 떨어질 수도 있는지라 쉽사리 꺼내지 못했다. 끼어들기 좋아하는 변백은 이럴 때 꽤 쓸모가 있다.



“야, 장난 아니야. 예매 1초 만에 다 털렸대.”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그도 잘 알고 있는 듯하였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하고 작게 읊조렸다. 정보를 머리 한 구석에 저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무언가 질문을 하려는 듯 입이 열렸는데 종업원이 가까이오자 도로 닫혔다.

음식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안녕하지 못한 건 한탕 거하게 긁힌 카드 마그네틱에 한정되었다. 백현은 부푼 배를 통통 치며 얄밉게 웃었다. 티켓 두 장 값보다 더 나왔다며 후배 뒤에 숨어서 깔깔거렸다. 원래 같으면 팔을 꺾어버렸을 테지만 보는 눈도 있고 따로 해준 일도 있으니 꾹 참았다. 어찌되었든 덕분에 카이를 당당하게 보러갈 수 있게 된 건 사실이다.

이정도로 뜯어 먹히면서도 별 말없는 나를 후배 놈은 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게도 한심해 보이나 했는데 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띄지 않았다. 정말 순수한 호기심 자체였다. 할 말이 있나 싶어 가만 응했는데 녀석이 보는 건 다른 곳이었다.



“선배, 지갑 없어요?”



주머니에서 꺼냈던 카드를 도로 주머니 속에 집어넣으니 아무래도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사줄 것도 아니면서 괜한 관심이었다. 이제 겨우 잊어가던 참인데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어딘가 간지러워 보이는 변백현이 움찔거렸다. 또 쓸데없는 말을 쏟아내기 전에 막아서야 했다. 손가락질 하는 놈 팔을 잡아 쑥 끌어왔다. 자기 세훈이랑 2차 가야된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걸 일절 무시하고 걸었다.

아무래도 알바를 구해야겠다. 수입원을 구해야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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